암살: 격동의 시대 자유를 위한 사명을 보여주다

소개 및 줄거리:격동의 시절, 독립을 위해 총을 들다

비 오는 일요일 오후, 창밖으로 쏟아지는 빗방울 소리에 맞춰 무거운 마음으로 TV를 켰습니다. 그날따라 조용히 지나가던 시간 속에서 우연히 시작된 영화가 바로 암살이었죠. 처음에는 별다른 기대 없이 리모컨을 손에 쥐고 있었지만, 그 시대의 어두운 정서를 고스란히 담은 화면과 함께 소름 끼치는 긴장감이 나를 붙잡았습니다. 아련한 옛 풍경 속에서 터져 나오는 총성, 그 소리와 함께 펼쳐지는 숨 막히는 이야기. 어느 순간, 나는 이미 이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습니다.

암살은 2015년 7월 22일에 개봉한 대한민국 영화로, 도둑들의 최동훈 감독이 연출을 맡았습니다. 전지현, 이정재, 하정우 등 이름만으로도 무게감이 느껴지는 배우들이 출연해 영화의 깊이를 더해줍니다. 이 영화는 한국 영화계에서 상당한 흥행 성과를 거두며 1,200만 관객을 돌파했고, 대중의 사랑을 고루 받았습니다. 특히 전지현은 강렬한 여성 독립군 캐릭터를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고, 그 연기로 52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이 영화의 촬영은 상해와 서울에서 이루어졌는데, 세심하게 재현된 1930년대 경성의 풍경은 그 시대를 직접 걷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줄거리

영화는 1933년 상해와 경성을 배경으로 펼쳐집니다. 조선 독립군은 일제 고위 관료와 친일파를 암살하기 위해 중요한 계획을 세웁니다. 이 작전의 중심에 선 인물은 독립군 저격수인 안옥윤(전지현 분). 그녀는 투철한 신념을 가슴에 품고 있지만, 세상에 대한 미움과 외로움이 마음 한편에 자리한 인물입니다. 함께 임무를 수행하게 된 황덕삼(조진웅 분)과 속내를 감추고 있는 스파이 염석진(이정재 분), 그리고 은밀히 움직이는 청부살인업자 하와이 피스톨(하정우 분)까지. 각기 다른 목적을 가진 인물들이 얽히고설키며, 암살 작전은 혼란에 휩싸이게 됩니다. 염석진은 사실 일제의 스파이로, 작전의 내용을 일본 측에 넘기며 암살단의 움직임을 방해합니다. 그로 인해 위험에 처한 안옥윤과 동료들은 자신들의 신념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치열한 싸움을 벌입니다. 하와이 피스톨은 처음에는 단지 돈을 위해 움직이는 청부업자였지만, 점차 안옥윤과 동료들의 굳은 신념에 마음이 움직여 결국 그들과 함께 싸우기로 결심합니다. 영화는 과거와 현재, 개인과 대의가 얽히는 복잡한 갈등 속에서 인물들의 내적 성장과 변화를 보여줍니다. 치열한 총격전 속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의 결단과 희생은 무겁게 다가오며, 역사의 아픔과 그 속에서 빛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잊을 수 없게 만듭니다. 

등장인물 소개: 시대의 아픔을 보여주는 인물들

안옥윤은 이 영화의 심장 같은 인물입니다. 냉철한 저격수로서 총을 들고 싸우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는 조국을 사랑하는 따뜻한 열정이 살아 있습니다. 전지현은 이 역할을 통해 강인하면서도 슬픔을 간직한 캐릭터를 완벽하게 그려냈습니다. 하정우가 연기한 하와이 피스톨은 속물적이고 현실적인 인물처럼 보이지만, 서서히 그의 내면에 감춰진 따뜻함을 드러냅니다. 처음에는 자신을 위해서만 움직였지만, 안옥윤과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점차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조진웅이 연기한 황덕삼 넓은 마음과 대의에  대한 강한 충성심을 지닌 인물입니다.  유쾌하면서도 진중한 인물로, 극 중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주며 안옥윤의 결절정인 버팀목이자 다른 독립운동가들의 가료역할을 합니다. 이정재의 염석진은 일본 압잡이로 일본과 독립군사이에서 이중간첩으로 활동하는 인물입니다.

영화가 전해주는 감동: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이야기

암살은 최동훈 감독의 특유의 감각적인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1930년대 경성의 모습을 재현한 세트와 의상, 그리고 그 시대의 분위기를 살려낸 촬영 기법은 관객을 그 시대로 끌어들이는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특히,  총격전이 벌어지는 장면에서는 마치 관객이 그 현장 한가운데 있는 듯한 느낌을 주죠. 또한, 음악 감독 장영규의 오케스트레이션은 영화의 감정선을 더욱 극적으로 끌어올려줍니다. 클래식한 오케스트라 선율이 전해주는 비장한 감정은, 인물들이 목숨을 건 싸움을 벌일 때마다 우리의 가슴을 울리게 합니다.

암살을 처음 본 그날, 비 오는 창밖과 어우러진 그 시대의 풍경이 아직도 머릿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장면은 안옥윤과 하와이 피스톨이 어둠 속에서 서로를 바라보던 순간.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무언의 감정과 그들이 짊어진 시대의 무게가, 그 짧은 눈 맞춤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한 사람은 조국을 위해 싸우고, 다른 한 사람은 자신만을 위해 살던 이들이 같은 목표를 위해 함께 한다는 사실이 참 뭉클하게 다가왔습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역사물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역사의 기억을 상기시키며, 그 시대를 살다 간 사람들의 용기와 희생을 되새기게 하죠. 암살을 보고 나면, 그들의 이야기가 마치 우리의 이야기인 것처럼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습니다. 비슷한 감동을 느꼈던 영화로는 밀정과 태극기 휘날리며가 있지만, 암살만의 묵직한 감정선과 생생한 시대 재현은 쉽게 잊히지 않을 것입니다.